1. 시산제를 위한 준비
장소의 선택 - 500∼600m 높이의 산, 참여인원이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시산제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제사상을 펼치고 제를 올려야 하므로 그만큼 넓은 장소가 있는 산이어야 한다. 그리고 보통 산행과 병행하여 이루어지므로 적당한 산행코스도 물색해 두어야 하며,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높은 산보다는 낮은 산으로 500-600m 높이의 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많은 회원들이 참가할 수 있는 휴일에 지내므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가까운 장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면 평평하고 안전한지, 다른 등산객들의 통행을 방해하지는 않는지도 살펴야 하며, 장소를 고룬다고 자연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제수의 준비
산제의 제수는 돼지머리와 북어, 시루떡, 3가지 색 이상의 과일, 초 2자루와 향, 술 등이 기본이다. 과일은 '홍동백서'라는 유교식 제사 상차림처럼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에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돼지머리는 서쪽, 떡은 동쪽에 놓는다. 돼지머리가 놓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음식과 상차림의 방법에 있어 일반 젯상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술은 반드시 막걸리를 써야 한다. 소주가 휴대하기 편하다고 하여 소주를 쓰는 산제는 올리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정성스럽게 깔은 돗자리 위에 젯상을 마련하고 젯상 앞에 분향을 위한 향로를 준비하면 제수의 준비는 다 되었다.
제문
제문은 산신령께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비는 것으로서, 우선 시산제의 시기와 장소, 산제를 올리는 이유를 밝히고 산에 대한 감사, 산악회 내의 기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한글로 쓴 현대식,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는 절충식, 한문으로만 쓰는 유교식 등이 있는데 보통은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고 있다. 그리고 제문은 한지에 종서로 쓰는 것이 원칙이나 최근에는 횡서로도 쓰고 산악회에 따라서는 컴퓨터 프린터로 작성한 제문을 사용하기도 한다.
시산제 축문 예제
2. 시산제의 순서
모든 준비가 끝나면 이제 산제를 지낼 차례이다. 산제의 순서는 유교식 제례순서인 강신(降神),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헌작(獻爵), 음복(飮福), 소지(燒紙)의 순이다.
강신이란 초혼관이 된 산악인이 산신에게 산제를 지내게 된 연유를 고하고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는 것이다. 초혼관이 허공에 손짓을 해가며 산신을 모셔오는 시늉을 할 때 산제 참가자들은 모자를 벗고 옷깃을 여미는 등 예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런 순서가 참신이다. 초헌은 산신에게 첫잔을 올리는 순서로서 대개 제주가 하며 술은 한 잔 올리며 절은 두 번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다음 독축을 할 때는 제주가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사고 없이 산에 다닌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하고 올해도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등 소망사항 등을 고한다. 아헌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서, 대개 부회장이나 열성회원, 고령회원이나 이에 준하는 회원 또는 초청인사들이 맡고 있다. 종헌은 한 해 산행의 개근회원이나 최연소자가 맡는 경우도 있다. 종헌이 끝난 후 산제에 참가한 사람 중 절을 하고 싶은 회원이 있으면 누구라도 잔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데 이 순서가 헌작이다.
음복<또는 철상(撤床)>은 제사상의 음식을 참석자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게 기본이며, 제사상의 음식을 먹으면 연중 탈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철상의식이다. 제문을 태워 날리는 소지를 마지막으로 산제는 끝나게 된다. 소지는 제문에 쓰여진 기원이 산신령님께 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경건하게 치러야 하며, 불티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시산제는 제수 및 제문의 준비와 올바른 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산제를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한해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는 시산제는 경건한 자세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야 한다. 제사를 올리는 동안 웃고 떠들거나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면 곤란한 일이다. 또한 시산제를 마친 후 남은 음식을 버리지 말고 쓰레기를 줍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자료출처 :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