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집

7월은 치자꽃 향기속에서

그낭 그럿게 2009. 7. 3. 02:42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서/ 이해인님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 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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