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자료

옛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길상사 탐방기

그낭 그럿게 2010. 3. 20. 00:26

옛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길상사 탐방기

 

(북악스카이웨이,팔각정에서바라본 북한산)




모처럼 김영택화백님의 북한산 숙정문의 취재에 동참 하였다....
골치아픈 일상사를 잠시 접고 잠깐 짬을 내어
오후에 앞에 보이는 겔로퍼를 몰고 다녀왔다...




황사가 끼어 있는2월24일수요일2시경의 북악산의 전경은
우중충한 황사의 영향인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팔각정 위의 전망대 망원경은 먼~발치의 서울 전경과
북한산을 바라 볼수있지만
숙정문은 청와대와 근접해 있어서 촬영이 금지 되고 있었다....




경비가 삼엄하고 취재 하기에는 너무 날씨가 흐려
나중에 취재 하기로 하고 삼청동으로 내려 오려다가
지나는 길에 길상사를 들르자는 나의 청에
김영택 화백님과 같이 들렀다.




(법고가 새롭게 만들어져있다..)
제3공화국시절 내노라 하는 요정이 많았지만 3대요정의 하나인
대원각은 80년대 들어서 회갑연이나 칠순잔치를 할라치면
상다리 휘어지게 한상 차림을 몇겹 얹어 어깨위에
매고 손님을 맞이하던 유명한 요정이었다..




(새로 칠한 화려한 법고)
나도 회갑연이나 칠순잔치에 몇번 가 봤던 대원각은 그당시 기억엔
여름엔 계곡에서  많지 않지만 물이 흐르고 새소리가
들리는 경치가 좋은 곳이라 생각되었다...
그렇게 유명한 술과 음악과 여자가 어우러지는
화려한 요정이 어느날 갑자기 문을 닫는다..




(나무 기둥에 새겨진 용의 형상이 화려하다...)
대원각 소유자인 김영환보살이 '무소유'를 읽고.
법정스님께 대원각의 모든것을 시주 하려고 하였지만
무소유를 강조하시며 실천 하시는 법정스님의 뜻과는 거리가 멀었다




몇번의 간곡한 요청으로 법정스님은 길상사라는
절을 세워 마음의 도량을 세우신다..
고 김영환 보살은 1932년 16세의 꽃다운 나이에 진향기생으로
시작하여 어느날 함흥 영생고보 영어교사인 백석과의
만남의 사랑으로 긴나긴 기다림을 가진다...




(방문 한 날에는 극락전 현판을 달고 있었다...)
그 하룻밤의 사랑은 백석,집안이 명문가의 집안이라
반대가 아주 심했다 자야는 백석집안의 반대로 인연을
이룰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져 있으며 시인 백석을 기다리며
내사랑으로 간직하며 죽는날까지 천재시인 백석을 기린다.




(제 3공화국시절 고급 요정인 유명한 대원각 건물...)
하룻밤의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간직한체 백석은 고 김영환
살에게 자야'(子夜)라는 아호를
한지에 써서 편지와 함께 남기고 홀로 떠나간다...




백석과의 못다한 사랑을 간직한체 자야는 성북동 배밭골인
지금의 터에서 첨암정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한다.




수많은 정치인과 많은 단골의 구애를 뿌리치고 천재시인을
기다리며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운영하다.
1997년12월14일싯가 1000여억원의 7000여평 넓은땅을
무 보시로 시주한다..




그당시 싯가 1000억여원에 이르는 많은 돈을 아무 조건없이
시주한다는 것은 그 당시 상상하기 힘든 결정 이었을 것이다.




자야는 살아 생전에도 백석을 기리며 시인을 위하여 백석상을
만들기도 하였던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아는 기생 이었다.




당나라 이태백의 시에서 따온 중국의 변방 전쟁터로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이 등장하는 자야오가(子夜五歌)라는 시에서
따 왔다는 자야는 길상사라는 절을 열때.
법정스님으로 부터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과 염주 하나를
받아든 사랑의 기다림을 간직한 자야.




1999년11월14일 그녀는 사랑의 그리움만 간직한채 길상헌에서 생을
마감 하였다. 죽기 전날 그녀는 목욕 재계하고 절에 참배하고
하룻밤을 길상헌에서 자고 생을 마감 하였다고 한다..




84살의 적지도,많지도 않은 생을 살다간 자야의 하룻밤의
심정은 어땟을까? 아마 첫사랑을 간직한 젊을적의 백석을
그리워하며 가진것없이 모든것을 희사한 무 보시를 한
기쁨으로 가볍게 이승을 훌훌 털고 생을 마감했으리라..




나는 이돌 앞에서 자야의 아름다운 사랑의 드라마가 펼쳐진
옛 대원각의 자리인 길상사에서 오후의 시간을 보냈다.




길상사에서의 오후 하루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여행이
유명한 경치나 관광지나 보는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작지만 정감이 가는 곳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길상사를 떠나기 직전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넓고 정감이 가는
목재로 화장실을 만들어져 있었다
유리창이 시원하게 펼쳐져있는 하늘이 보이는 화장실.
화장실을 보는 일도 생리적인 것을 떠나 마음의 편함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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