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두리방

외로워서 술한잔 마셨어요

그낭 그럿게 2010. 11. 26. 00:00

외로워서 술한잔 마셨어요

 

외로워서 술 한잔 마셨어요.

그대 없이는 쓸쓸한 이 밤에

너무도 적막하고 외로워서

저도 술 한잔 마셨어요.

잘 익은 양주라서 그런지

얼음조차 섞지 않은 독하디독한 술이지만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향긋하고 톡 쏘는

달콤쌉쌀한 맛이 제법 괜찮은데요.

외로워서 한잔

그리워서 한잔

아무도 들어줄 사람 없는 혼자만의 넋두리가

하도 서글퍼서 또 한잔.

 

한잔 두잔 자꾸만 마시다 보니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술이 나를 마시는 것만 같은

묘한 착각이 드는군요.

 

허허! 그것참 재밌습니다.

혼자서 술을 마신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술에 취하면 마치 그네를 타듯

몸이 허공 중에 둥실 떠있는 것만 같아

낄낄 웃는 것이 고약한 제 술버릇인데

오늘 밤은 넋 나간 사람처럼 혼자 앉아

배슬배슬 웃게 생겼네요.

헌데 아무리 술을 마셔도

샘솟듯 아롱아롱 솟아오르는

그대 향한 그리움은

도무지 달랠 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