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3년 평가]
‘인공위성’처럼 대통령 주변 맴도는 인수위원들
국민일보 | 입력 2011.02.23 18:16 |
집권 초기 현 정부 주요 정책과 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던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은 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명박 대통령 주위에 포진해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주요 포스트를 절반 이상 장악했던 정권 초반에 비해 활약상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상당수는 '특보' 등의 이름표를 달고 여전히 '주군'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강만수 경제특보나 백용호 정책실장처럼 정부 부처 수장으로 일하다 청와대로 들어가거나, 박형준 사회특보나 이동관 언론특보 같이 청와대 수석을 거쳐 다시 대통령 특보로 임명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MB노믹스'의 전도사로 불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역시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을 거쳐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수장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와대 수석을 거친 뒤 정부로 진출한 케이스다.
수석 비서관과 특보처럼 지근거리에 있거나 부처의 장으로 일정 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인수위 출신들을 일각에선 '인공위성'에 비유하기도 한다. 몇몇 인사가 주요 보직을 돌아가면서 맡는 '회전문 인사'와는 다른 개념으로, 거리는 가까워지고 멀어질 수 있지만 계속해서 지구 주변을 맴도는 인공위성처럼 대통령 주변에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이 대통령이 이들을 주위에 두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다. 또 이들의 충성심 역시 각별해 일부 인사는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조'로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특보'라는 정규 타이틀을 달지 않고 있는 인사들도 이 대통령 집권 4년차의 '키맨'(주요 인물)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현재 궤도에서 다소 이탈해 있는 '인공위성'도 있다.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처럼 감사원장 후보자에 내정됐다 낙마하거나,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처럼 지방선거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경우다. 물론 이들 역시 집권 말기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다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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