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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무제(어느 간이역에서).................

그낭 그럿게 2005. 12. 20. 00:27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얼굴이 파랗도록 시린 기다림뿐

 

따스한 온기를 나무며

저마다 고운 포옹을 접고 떠나가는 이 자리에

차갑게 굳어버린 초라한 그리움뿐

 

사랑이란 한 줌의 무게를 다 헤아릴수는 없지만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리움으로

이젠 설렘과 두려움으로

가슴의 한 켠을 움켜쥐고 있는

그 무엇이 미울뿐입니다.

 

무언의 내 몸짓 담은

얼어붙은 한 송이 장미를

어느 낯선 이름모를 거리에 떨구고

차마 지울 수 없는 발길을 이제 옮기려 합니다.

 

고즈넉한 백열등 포장마차 불빛도

한 잔의 고독한 취기도

멍에를 벗으려 몸부림치는 흥얼거림도

지금 이순간을 녹일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적막을 가르는 밤 기차에 몸을 싣고

스치듯 다가왔다 사라지는 수 많은 흔적들

그 속에 내 맘을 풀어헤쳐

하나하나 제목을 붙혀봅니다.

 

추억 그리움 외로움 고독함

기다림 그리고 사랑

그 사랑

사랑

 

뻥 뚫려버린 가슴에

찬바람만 휭하니 스치는데

문자로 전해오는 그대의 솔직한 맘은

이내 고동치는 심장을 녹이고

나를 평온하게 합니다.

 

그대여

용서란 단어는 이제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허울일 것 같습니다.

 

차창에 걸친 초췌한 얼굴에선

소중한 작은 감동이일고

뜨거운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결코 자신을 의식할 수가 없습니다.

 

그대가 가진 사랑보다

내가 가슴에 묻은 그리움과 사랑이

더 컸음을 알기 때문이고

 

그러기에 부끄러운 욕심으로 인해

그대의 냉가슴 이해하지 못한 미안함과

용기없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기차는 종착역으로 새벽을 향해가고

내 맘은 그대를 향해

애절하게 뒷걸음질 치지만

애써 막으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로인해 그대가 미소짓고

그대로 인해 내가 기쁨을 얻는다면

 

그대여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출처 : 무제(어느 간이역에서).................
글쓴이 : 술독여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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