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얼굴이 파랗도록 시린 기다림뿐
따스한 온기를 나무며
저마다 고운 포옹을 접고 떠나가는 이 자리에
차갑게 굳어버린 초라한 그리움뿐
사랑이란 한 줌의 무게를 다 헤아릴수는 없지만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리움으로
이젠 설렘과 두려움으로
가슴의 한 켠을 움켜쥐고 있는
그 무엇이 미울뿐입니다.
무언의 내 몸짓 담은
얼어붙은 한 송이 장미를
어느 낯선 이름모를 거리에 떨구고
차마 지울 수 없는 발길을 이제 옮기려 합니다.
고즈넉한 백열등 포장마차 불빛도
한 잔의 고독한 취기도
멍에를 벗으려 몸부림치는 흥얼거림도
지금 이순간을 녹일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적막을 가르는 밤 기차에 몸을 싣고
스치듯 다가왔다 사라지는 수 많은 흔적들
그 속에 내 맘을 풀어헤쳐
하나하나 제목을 붙혀봅니다.
추억 그리움 외로움 고독함
기다림 그리고 사랑
그 사랑
사랑
뻥 뚫려버린 가슴에
찬바람만 휭하니 스치는데
문자로 전해오는 그대의 솔직한 맘은
이내 고동치는 심장을 녹이고
나를 평온하게 합니다.
그대여
용서란 단어는 이제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진부한 허울일 것 같습니다.
차창에 걸친 초췌한 얼굴에선
소중한 작은 감동이일고
뜨거운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는데
결코 자신을 의식할 수가 없습니다.
그대가 가진 사랑보다
내가 가슴에 묻은 그리움과 사랑이
더 컸음을 알기 때문이고
그러기에 부끄러운 욕심으로 인해
그대의 냉가슴 이해하지 못한 미안함과
용기없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기차는 종착역으로 새벽을 향해가고
내 맘은 그대를 향해
애절하게 뒷걸음질 치지만
애써 막으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로인해 그대가 미소짓고
그대로 인해 내가 기쁨을 얻는다면
그대여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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