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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施情敦和>> . . .

그낭 그럿게 2006. 2. 26. 13:50
<<施情敦和>> . . . /글쓴이 : 木香


         <<施情敦和>>

                        -둘째 아들 목향-
      호롱따개 할방구야 화롯불에 밤구워라 구칸청와 대청난간 청실홍실 불밝히고 황초농이 녹아가듯 부부지정 쌓아보자 알콩달콩 할망구야 곳간청주 퍼내와라 한잔가득 따루어서 춤을출래 노래할래 솜포대기 키운자식 둥둥출가 한가하네 성혼하여 육십오년 온갖풍상 지나면서 못다이룬 부부금슬 주름얼굴 마주하니 파노라마 지난세월 꿈결회포 풀어보자 윗밥퍼서 시부모밥 속은퍼서 자식주니 숯검덩칠 부두막에 누른꽁밥 내차지네 층층부모 시집살이 숙명으로 살았었네 꽃띠나이 외동맏딸 금지옥엽 자랐건만 성이라도 봐꿔볼까 처녀귀신 불효될까 왜정말기 전쟁끝에 씨를말린 남정네라 까까머리 학생신분 태평양전 저승전에 종손집안 잇기위해 맏아들을 못보낸다 황국신민 선생시켜 훗딱결혼 성가함에 서방님이 무엇인지 시집살이 무엇인지 꽃고무신 벗어놓고 버선맨발 물을깃고 따뱅이끈 입에물고 솔가지로 불지피네 초당방에 시누이둘 봉당방에 머슴이셋 범강장달 코흘리개 시동생들 넷을두니 코가닷발 혀가세발 자식새끼 자꾸생겨 저산넘어 친정생각 꿈에그린 친정부모 생각할틈 간데없고 하루하루 까마득해 정신없이 살아온삶 시집살이 매운살이 모시적삼 옷깃접어 둘째이몸 젖물리고 한손에는 삼베길삼 무릎팍이 헤어질때 옥난간에 놓인베틀 밤을세워 베를짰네 물래잦아 무명옷에 길삼삼아 모시삼베 호롱심지 불밝히어 소쩍새와 벗해온삶 가족식솔 옷해입혀 손톱밑이 헤지셨네 봉당방에 머슴떼들 새끼꼬니 밤참내고 사랑방의 사돈맞이 시아버님 골패놀이 감주강엿 술상보기 먼데닭이 울어세네 마카오제 세비로복 흰쪼끼에 흰양복에 흰구두로 멋만내어 면장아들 체면치레 동료선생 데려와서 밤새술만 퍼마시고 해방이다 육이오다 나라전체 힘던시절 철모르던 젊은서방 뒷바라지 세가빠져 툇방구석 홀로울고 옷고름에 눈물닦아 친정아비 사돈으로 사랑방에 모실때면 태연한척 웃음으로 모진세월 지나셨네 부산오면 편할랑가 남편따라 왔건마는 한국동란 피난민에 다섯마리 자식새끼 쥐꼬리의 선생월급 쪼개쓰고 아껴쓰도 삼간두줄 도단집에 비지찌게 안량미밥 자식서방 뒷바라지 시동생에 친정동생 모두알뜰 건사하며 모질게도 사셨구료 부군만나 세월흘러 육십오년 지났구료 육십여년 뒷이바지 숙명처럼 살더라도 교직생활 오십여년 정년퇴임 이십년을 지필묵에 국화키워 선산지킨 고향여생 못난자식 뒤를쫒아 손주성가 인생익힘 앞선사표 모범삼아 최선다해 살겠어니 자주찾아 못뵈어도 용서하여 주시옵고 푸른물에 낙화띄워 지난세월 흘러보내 손주모두 출가하여 증손주들 품에안고 부부합장 손맞잡고 백년해로 하오소서 (어머님이 평소 좋아하셨던 낙화유수, 고향설 노래를 허리굽은 어머님께 바칩니다)

병술년 형님댁에서 맏손부의 새배를 받어시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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