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5월 31일 한국판 카사노바(?)의 원조(?) 박인수 검거.
전쟁 때 사병으로 참전했다가 해군 대위로 불명예 전역한 박인수는 번듯한 미남이었다. 불명예 제대는 애인 때문이었다. 애인이 그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것. 잘나가던 해군 대위 박 대위는 실연의 상처 때문에 방황했고 결국 근무지 이탈 등을 저질러 제대를 당한 것이다. 이에 앙심을 품은 전직 대위는 색다른 방식의 복수를 시작한다. 국일관, 낙원장 등 고급댄스홀을 전전하며 수십 명의 여성들을 유혹한 것이다. 20대 중반의 훤칠한 해군 대위(행세를 했다)는 인기 만점이었다. 사진상으로 봐도 그는 상당한 미남이다.
그가 체포된 것은 공무원 사칭 혐의였지만 땅에 떨어진 성윤리를 바로잡겠다는(?) 검사의 집념 어린 수사 끝에 여대생 2명이 ‘혼인빙자간음’으로 고발함으로써 박인수는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다. 기소장에만 30여 명의 여자가 박인수의 ‘마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실제로는 7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대갓집 따님부터 미장원 미용사를 망라한 여성 편력도 편력이지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박인수에게 넘어갔다는 사실마저 커다란 화제가 됐다. 판사에게는 이색적인 편지가 쏟아졌다. “정조는 아니고 키스만 빼앗겼는데 그만 병을 얻어 몸져 누웠으니 엄벌에 처해달라”는 여자의 편지, “딸이 증언대에 서면 자살할지 모르니 선처 바란다”는 어머니의 탄원, “기소장에는 우리 친구가 정조를 빼앗긴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은 그와 다르다.”는 12명의 여자 동기들의 연판장까지.
공판날 재판정은 아수라장이 됐다. 무려 7천 여 명의 방청객이 몰려들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장사진을 쳤고, 기마경찰대까지 출동하여 질서를 잡으려 했지만 재판정 안도 사람 살리라는 비명이 터져나올 정도로 상태가 대략 좋지 아니하였다. 아우성을 치며 몰려든 군중에 기가 질린 판사는 공판 연기를 선언하여 군중들은 닭 쫓던 개가 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공판에서 권순영 판사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판결을 내린다. 공무원 사칭죄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혼인빙자간음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댄스홀에서 만난 정도의 일시적 기분으로 성교 관계가 있었을 경우 혼인이라는 언사를 믿었다기보다 여자 자신이 택한 향락의 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를 보호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한다.” 법이 정조를 어떻게 보호하며 가치가 있는 정조는 무엇인지 21세기의 사람이 보면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이 판결은 어떤 이에게는 명판결로, 어떤 이에게는 극히 반여성적인 판결로 받아들여진다. 이후 대법원까지 가서는 박인수는 끝내 ‘혼빙간’ 유죄 판결을 받는다. 이유는 “댄스홀에 다닌다고 해서 내놓은 정조가 아닌 터에, 여관으로 유인한 남자가 나쁘다.”는 것. (아마 21세기 대한민국 남성의 90%는 매우 나쁜 사람일 터..... 그놈의 오빠 믿지?부터)
각설하고, 권순영 판사의 판결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피해자의 인권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보수 남성 논리”일까? 이에 대해 권순영 판사의 아들이 이렇게 반박한 적이 있다. “국가의 공권력이 개인간의 은밀하고도 침범되지 않아야 할 성생활에 개입해서는 아니 되고 개입하더라도 그것은 최소한에 그쳐야함이 옳다는 것이 선친의 생각이었다고 사료됩니다.”
즉 요즘 말로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한 엄청나게 진보적인 판결이었다는 것이다. 권순영 판사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으니 그 속내야 영원히 알 길이 없지만 한 번쯤은 시선을 위로 두고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느 쪽에 더 공감이 가시는지?
박인수는 1년 형을 받고 출감한 후 댄스홀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하여 댄스홀을 차려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 철저하게 은둔 생활을 해서 그 후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전쟁 때 사병으로 참전했다가 해군 대위로 불명예 전역한 박인수는 번듯한 미남이었다. 불명예 제대는 애인 때문이었다. 애인이 그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것. 잘나가던 해군 대위 박 대위는 실연의 상처 때문에 방황했고 결국 근무지 이탈 등을 저질러 제대를 당한 것이다. 이에 앙심을 품은 전직 대위는 색다른 방식의 복수를 시작한다. 국일관, 낙원장 등 고급댄스홀을 전전하며 수십 명의 여성들을 유혹한 것이다. 20대 중반의 훤칠한 해군 대위(행세를 했다)는 인기 만점이었다. 사진상으로 봐도 그는 상당한 미남이다.
그가 체포된 것은 공무원 사칭 혐의였지만 땅에 떨어진 성윤리를 바로잡겠다는(?) 검사의 집념 어린 수사 끝에 여대생 2명이 ‘혼인빙자간음’으로 고발함으로써 박인수는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다. 기소장에만 30여 명의 여자가 박인수의 ‘마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실제로는 7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대갓집 따님부터 미장원 미용사를 망라한 여성 편력도 편력이지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박인수에게 넘어갔다는 사실마저 커다란 화제가 됐다. 판사에게는 이색적인 편지가 쏟아졌다. “정조는 아니고 키스만 빼앗겼는데 그만 병을 얻어 몸져 누웠으니 엄벌에 처해달라”는 여자의 편지, “딸이 증언대에 서면 자살할지 모르니 선처 바란다”는 어머니의 탄원, “기소장에는 우리 친구가 정조를 빼앗긴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은 그와 다르다.”는 12명의 여자 동기들의 연판장까지.
공판날 재판정은 아수라장이 됐다. 무려 7천 여 명의 방청객이 몰려들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장사진을 쳤고, 기마경찰대까지 출동하여 질서를 잡으려 했지만 재판정 안도 사람 살리라는 비명이 터져나올 정도로 상태가 대략 좋지 아니하였다. 아우성을 치며 몰려든 군중에 기가 질린 판사는 공판 연기를 선언하여 군중들은 닭 쫓던 개가 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공판에서 권순영 판사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판결을 내린다. 공무원 사칭죄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혼인빙자간음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댄스홀에서 만난 정도의 일시적 기분으로 성교 관계가 있었을 경우 혼인이라는 언사를 믿었다기보다 여자 자신이 택한 향락의 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를 보호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법은 보호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한다.” 법이 정조를 어떻게 보호하며 가치가 있는 정조는 무엇인지 21세기의 사람이 보면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이 판결은 어떤 이에게는 명판결로, 어떤 이에게는 극히 반여성적인 판결로 받아들여진다. 이후 대법원까지 가서는 박인수는 끝내 ‘혼빙간’ 유죄 판결을 받는다. 이유는 “댄스홀에 다닌다고 해서 내놓은 정조가 아닌 터에, 여관으로 유인한 남자가 나쁘다.”는 것. (아마 21세기 대한민국 남성의 90%는 매우 나쁜 사람일 터..... 그놈의 오빠 믿지?부터)
각설하고, 권순영 판사의 판결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피해자의 인권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보수 남성 논리”일까? 이에 대해 권순영 판사의 아들이 이렇게 반박한 적이 있다. “국가의 공권력이 개인간의 은밀하고도 침범되지 않아야 할 성생활에 개입해서는 아니 되고 개입하더라도 그것은 최소한에 그쳐야함이 옳다는 것이 선친의 생각이었다고 사료됩니다.”
즉 요즘 말로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한 엄청나게 진보적인 판결이었다는 것이다. 권순영 판사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으니 그 속내야 영원히 알 길이 없지만 한 번쯤은 시선을 위로 두고 골똘히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느 쪽에 더 공감이 가시는지?
박인수는 1년 형을 받고 출감한 후 댄스홀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하여 댄스홀을 차려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 철저하게 은둔 생활을 해서 그 후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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