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방

[스크랩] 하늘아래 지옥- 분당,일산

그낭 그럿게 2012. 11. 9. 23:04


분당 일산- 바다모래 아파트






하늘아래 지옥- 분당,일산



저는 IMF이전부터 건설회사의 사업성검토를 다루던 업무를 맡고 있었던 데다가, 아파트분양소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마친경험이 있습니다.

 

아파트에 대해서는 왠만한 문제점들을 다 짚어낼 수 있는 입장 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주제에 대해서 다루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시장의 비이성적 광기'가 지난 십년을 지배해왔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안좋은 물건이라고해도 남들이 다 좋다는데는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분당의 경우에는 2000년도에 제가 분당에 대규모 빌딩신축문제로 상주하다시피 시장성을 분석한적이 있어서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입니다.

 

지금까지는 분당은 교통의 편의성(강남과의 연결시간) 또 물류의 중심에 있다는 장점 (경부축) 이런것들이 크게 작용해서 최고의 주거지로서 손색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교육환경도 좋고, 도심에서 떨어져있어서 공기도 나쁘지 않고...여러모로 최적의 주거지였다고 봅니다.

 

현재의 환경을 가지고 제가 모라고 하는것이 아니고, 일산과 분당은 기존의 재건축싸이클이 도래한 여의도,강남 아파트들과는 다른 또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1. 두 신도시의 건축에 사용된 자재의 문제

 

2. 시간 간격이 없이 너무나 대규모의 베드타운을 건설했다는 문제

 

이 두가지가 사실은 가장큰 문제입니다.

 

1번을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여러분도 모두 잘알고있는 '바다모래'아파트 문제입니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중국산시멘트'와 '부식된 철근'문제입니다.

 

90년대중반에 제가 기억하기로는 **고속건설이 지은아파트에서 아파트공구리친것을(시멘트가 굳은것) 해머로 때려보니 과자처럼 부스러져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문제로 해서 같은 레미콘을 공급받은 아파트를 다시 짓는 소동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지금은 기억속에서 다 묻혀 버렸겠지만 말입니다.

 

90년대초 노태우의 공약으로 인해서 시작된 아파트 200만호 건설사업은 심각한 자재난을 부추겼고, 위에 문제를 발생시킨 진성레미콘 뿐만 아니라 KS를 딴 레미콘업체의 대부분이 부족한 시멘트를 보충하기 위해서 '중국산시멘트'를 수입해서 썼습니다.

 

바다모래는 염분으로 인해서 아무리 잘씻는다고해도 (사실 제대로 씻어서 공사현장에 투입한 건설회사 거의 없는걸로 압니다) 기초를 형성하는 철근을 빠르게 부식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시기 사용된 철근이 부족사태로 인해서 장기간 방치된것까지수입해서 사용하다보니까 굉장히 질이 안좋은것을 많이 썼습니다. 대표적으로 여러분들이 겪은 사건이 바로 삼풍백화점 사건입니다.

 

불량자재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거죠. 기준미달의 철근사용,중국산시멘트,바닷모래등은 똑같은 일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결과를 낳느냐 실제로 일산,분당의 아파트들은 정상적인 재건축 주기보다도 빠르게 재건축 해야할 필요성이 생긴다는 겁니다.

 

지금은 멀쩡할지 몰라도 재건축 대상아파트를 한번이라도 방문해 보신분들이라면, 악취문제,물이새는 문제등등 노후화된 아파트에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는것을 아실 수 있을겁니다. 사람이 못살지경입니다.

 

그런데 2번에 지적했듯이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아파트를 동시에 지어버렸습니다. 즉 일산이나 분당은 지금과 같은 중산계층이 계속해서 그 도시구성인구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거의 동시에 적어도 10년이내에 모조리 재건축해서 새로 올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 않고 일부는 재건축이든 리모델링이든 되고 일부는 방치된채로 있으면 군데 군데가 슬럼화되어서 결국 중산계층의 이탈이 발생합니다. 이건 우리는 겪어본적이 없지만 외국나가본 경험 있는분들은 도시외곽에 슬럼가들이 이런형태로 재건축되지 못하고 완전히 못사는동네로 되어버린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못사는동네는 고가로 재건축할 필요성 자체가 없어지죠.

 

제가 이런이야기를 해주니까 리모델링하면 되지 않느냐? 이럽니다.

 

리모델링도 불가능입니다. 리모델링이라는게 지금의 일산,분당아파트에 적용해서 한다고 했을때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감소시킬 수있는 어떤 대책이 없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수준에서 크게 변화하는것도 아닌데(면적) 단지 겉모습바꾸자고 돈들이는것은 부동산가격이 하루밤 자고 일어나면 치솟던 시절에나 가능한것이지 지금 수준의 가격에서는 100%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아까 처음에 말했던 자재의 문제로 인해서 분당,일산 아파트는 리모델링보다는 완전히 다시 부수고 다시짓는 재건축밖에는 방법이 없을겁니다. 실제로 인테리어를 진행해보신 일산,분당분들이라면 일부 아파트들에서는 이미 천정골조같은 멀쩡해야할 부분들 조차도 부서져내리는것을 목도하신 분도 있을겁니다. 


 

바다모래,중국산시멘트,부실철근의 문제는 아파트가 막지어진때로부터 상당기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삼풍백화점도 무너지기 직전까지 아무런 이상없이 영업하지 않았습니까? 아파트 무너진다니까 그럴리가 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도 와우아파트 붕괴사고 이미 있었습니다. 중국산 시멘트를 써서 지었는데 중국아파트 무너진다고 하는 뉴스를 남의 나라 이야기로 볼것 없습니다.

 

 

종합해서 이야기하면, 분당은 지금 살고있는 중산계층의 엑소더스가 발생할것입니다. 원래 대로라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아파트 수명주기와 인구증가 싸이클이 2015년까지는 제가 구매력을 뒷받침한다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일찍 터질 이유가 없지만, 미국 부동산시장의 붕괴에서 보듯이 지난 10년간 부동산시장은 비정상적으로 버블이 커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버블이 꼭 붕괴라고 표현을 안하더라도 부동산경기의 하락싸이클에 접어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러면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기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자산가치가 증가하지 않기때문에 재건축이라든지 리모델링이라든지 하는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분당은 불행하게도 주변에 바로 탈출 할수있는 농지가 없습니다. 주변이 산지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조성되는 강남인근의 신도시(베드타운)으로 기존의 주거계층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러면 더더욱 재건축 여력이 사라지고 군데군데 슬럼화가 진행되게 될것입니다.

 

일산의 경우에는 거대한 농지,유휴지의 중심부에 세운 도시입니다. 대화동,구산동을 위시한 교하지역으로의 확장이 크게 가능하고 지금도 교하,운정신도시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일산에 거주하고있는 수준의 중산계층을 받아 줄 수있는 새로운 베드타운이 바로 옆에 지어지고있다는 뜻입니다.

 

또 옆에 싼가격에 사들여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있는데, 누가 고층아파트를 재건축해서 40층넘게 올리겠습니까? 상업지구도 아니고...그대로 슬럼화가 진행된다고 봐야합니다.

 

달래 못사는 동네가 되는게 아니라 재건축이 진행될 여건 즉 부동산가격의 앙등이 멈추고, 주변환경이 이곳저곳 나빠지기 시작하면 슬럼화 될 수 밖에없는겁니다. 그러면 아파트가 환골탈태하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빠져나간뒤에 계층이 바뀌는겁니다.

 

그게 지금까지 외국에서 발생한 형태의 슬럼화였습니다. 처음부터 거기가 못사는 동네가 아니었다는말입니다.

 

일산,분당은 대규모로 동시에 재건축할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노후화 될수록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이명박 정권아니라 그 할애비 정권이들어선다고 해도 분당,일산의 자산가치축소를 막아줄 방법은 없습니다.

 


 

                       


출처 : 시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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