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집

12월의초불기도

그낭 그럿게 2010. 2. 8. 17:10


12월의 촛불기도






첫 번째는 감사의 촛불을 켭니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서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째는 참회의 촛불을 켭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마음으로
용서 못한 적이 많은
저의 옹졸함을 부끄러워합니다

세 번째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세계의 평화, 나라의 평화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촛불을 켜면
이 세상 사람들이 가까운 촛불로 펄럭입니다

네 번째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다가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네
반가워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설렘으로 희망의 노래를
힘찬 목소리로 부르렵니다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이해인
[다른 옷을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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