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건 밑에 무거운 건 위에 매달진 말아야
산행지에 도착해서 자동차 트렁크에 대충 싣고 온 등산장비를 빈 배낭에 담고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렇게 하면 필요한 장비는 빠뜨리고 불필요하고 무거운 것들만 넣어가기 십상이다.
배낭은 집에서 꾸려야 한다.
하루산행과 장기산행으로 구분해서 챙겨가야 하는
기본장비의 목록을 미리 만들어두면 쉽고 빠르게 배낭을 꾸릴 수 있다.
하루산행에 꼭 필요한 장비로는 방풍 방수옷, 머리전등, 물통, 나침반과 지도, 압박붕대 등이며
요즘처럼 갑작스런 추위에 대비해야 할 계절에는 장갑과 스웨터를 준비하면 좋다.
장기산행에는 이것들 외에 야영·취사에 장비와 준비물이 더 필요하다.
배낭에 숟가락을 항상 넣고 다니면 여러모로 편하다.
다른 등산객들이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할 때 산사람 신분증 격인 자기 숟가락을 들고 끼어 앉는 게 예의다.
하루산행이라 하더라도 도시락 외의 비상식량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비상식량은 열량이 높고 부피가 작은 초콜릿, 양갱, 육포, 사탕 등으로 준비한다.
배낭을 꾸릴 때는 먼저 커다란 비닐봉지를 배낭 안에 넣어 방수가 되도록 한다.
방수가 아무리 잘 된 배낭이라도 오랫동안 비를 맞으면 물이 스며들게 마련이므로 꼭 필요하다.
하루산행에서는 방수 비닐 대신에 배낭커버를 준비했다가 비가 오면 배낭에 덮어씌워도 된다.
준비한 짐들을 방수비닐 안에 넣을 때는 용도나 사용시기에 따라 몇 가지씩 작은 주머니에 나누어 담은 뒤에 넣으면 쓸 때 찾기 편하다.
짐은 가볍고 부피가 큰 것을 아래쪽에, 무거운 것을 위쪽에 넣는다.
침낭이나 옷을 밑에,
도시락과 물통을 위에 넣고 카메라처럼 깨질 염려가 있는 것은 맨 위에 수건 등으로 싸서 넣는다.
무거운 것을 위에 넣는 이유는 상체를 조금 숙이고 걷는 게 보통인 등산에서
배낭의 무게가 다리와 발바닥으로 직접 전달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원칙은 배낭이 무거울수록 더욱 잘 지켜야 하는데,
30㎏ 가까이 되는 배낭을 메고 며칠씩 산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체력도 체력이지만 짐을 잘 꾸렸을 때만 가능하다.
나침반과 지도, 주머니칼, 필기구 등 자주 사용하는 것은 따로 모아서 쉽게 꺼낼 수 있는 곳에 둔다.
배낭에 바깥주머니가 있으면 그곳에 두면 가장 좋다.
머리전등도 쉽게 꺼낼 수 있는 곳에 넣는데 건전지를 거꾸로 끼워 저절로 불이 켜지지 않도록 하면 좋다.
배낭 겉에는 아무 것도 매달지 않는 게 좋다.
벼랑 위를 걸어가다 배낭에 매단 옷이 나뭇가지에 걸려 균형을 잃는다면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산행용 배낭은 지퍼가 양쪽으로 열리게 된 것들이 많은데 한쪽 옆으로 지퍼손잡이가 모이도록 한다.
배낭 위쪽에 지퍼손잡이가 오게 하면 산행 도중에 열리기 쉽다.
배낭이다 꾸려지면 메어 봐야 한다.
등이 배기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짐을 잘못 싼 것이다. 걸을 때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도 잘못 싼 배낭이다.
다음은 배낭을 멨을 때 등에 잘 달라붙는지를 살펴본다.
등과 배낭 사이가 떠 있으면 멜빵 끈을 줄이는데 이때 너무 조여서 어깨에 피가 통하지 않게 해서는 안 된다.
스웨터, 털모자, 장갑을 담은 잡주머니, 방풍 방수 옷, 국물이 새지 않도록 포장한 도시락과 간식, 물통,
수건으로 싼 카메라를 차례로 넣고, 바깥주머니에 일회용 밴드, 압박붕대,
머리전등을 담은 주머니와 지도와 나침반, 필름, 필기구,
주머니칼을 넣으면 하루 일정의 단풍산행을 위해 잘 꾸려진 배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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