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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그낭 그럿게 2011. 2. 22. 00:37

[FOCUS] 범LG家 숨겨진 실력집단 '희성'
희성그룹 계열, 구광모 LG 종손 입적 이후 대박 행진
 
김경탁 기자
▲LG 구씨 가문의 종손 구광모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가 있다. 왼쪽이 낳아준 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고, 오른쪽이 법적 아버지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다. ©브레이크뉴스  

진정한 ‘재벌테마주’는 비상장?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된 한 중소기업이 희성그룹의 모 계열사와 자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를 내고 열흘만에 주가가 25%나 급등하는 일이 있었다.
 
기업의 장기공급계약 체결이 주가에 호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소식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계약상대방이 베일에 가려진 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희성은 전자·디스플레이 소재에 특화된 중견그룹으로, 최근 몇년사이 그룹 연 매출이 3조원 이상에 달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출자총액제한(이하 출총제)대상에 포함된 적이 없고 계열사 중에 상장회사도 없다.
 
이렇듯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와의 장기계약이 코스닥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던 이유는 희성의 배경에 LG그룹이 버티고 있기 때문.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희성과의 장기계약=LG와의 장기계약'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최근 발생한 재벌가 자제들의 주가조작사건이 시사하는 것처럼 유명 재벌회사와 연계된다는 것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안정 성장의 담보로 받아들여지게 마련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6월21일 구속된 구본호씨이다.
 
LG가 4세로 '재벌테마'라는 희대의 주가조작을 일으켰던 구본호는 LG방계 기업인 범한판토스와 레드캡투어의 대주주인데, 주가조작 사건을 통해 그의 가문내 위상이 신기루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구씨 사례와는 반대로 진짜 재벌수혜기업이라 할 수 있는 회사가 희성인데, 아쉽게도 희성에는 상장된 계열사가 없어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투자하고 싶어도 투자할 방법이 없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희성 관련 자료를 분석해 베일에 싸여있는 희성그룹의 실태(실체?)를 추적해봤다.
 

허씨들이 구광모의 희성전자 지분 사준 까닭은?

비상장이지만 매년 100% 넘는 배당 수익 보장

 

▲지난 8월 27일 (주)LG의 4대 주주로 등극해 화제를 모은 구광모 씨(고교시절 자료사진).   © 브레이크뉴스

구씨와 허씨가 얽힌 데다 대대로 자손을 많이 낳아 경제부 기자들 사이에 복잡한 가계도로 악명(?)이 높은 범LG가.
 
재계 이너서클 혼맥의 중핵으로 알려져 있는 LG가는 사돈으로 연결된 재벌그룹 못지않게 방계그룹 자체의 숫자만도 어마어마한 숫자를 자랑한다.
 
범LG가의 방계그룹은 일반에 잘 알려진 GS와 LIG, LS 3개 그룹 외에 LG패션처럼 아직 LG라는 이름을 떼지 않은 곳도 있지만 E1, LB, 범한, 아워홈, 엑사이엔씨, 예스코, 한국SMT, 희성처럼 LG와 무관해 보이는 이름을 가진 기업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들 방계기업들 중 상당수는 계열분리 이후에도 LG본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업규모나 수익성은 물론 사업 외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회사가 희성이다.
 
희성의 주력기업인 희성전자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구 LG필립스LCD)에 납품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더욱 주목받는 대목은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양되었다는 사실이다.
 
LG 구씨 가문의 종손인 구본무 회장은 원래 1남1녀를 두고 있었는데 1994년 고등학생이던 아들 구원모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고, 1996년 '대'를 잇기 위해 늦둥이를 얻었지만 딸인 구연수가 태어나자 2004년 가족회의 끝에 조카 구광모를 양자로 들이게 됐다.
 
구본무 회장이 양자로 입적시킨 구광모의 친부는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고, 작은 삼촌이 구본준 LG상자 부회장, 막내삼촌이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이며, 큰고모부가 고 김화중 희성금속 사장, 작은고모부가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이다.
 
희성은 이렇듯 구본무 LG 회장의 4남2녀 형제 중에서 3명이 연관된 회사이지만 LG 관련 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룹의 매출은 3조원을 넘지만 출자총액제한 대상에 포함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정도가 회자될 뿐 세상에 드러나 있는 이야기가 거의 없다.
 
구광모의 돈줄



구광모는 지난 8월27일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 지분 5만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LG 4대 주주로 등극해 화제가 되었는데, 재계에서는 구씨의 주식매수 자금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갔다.
 
구씨가 ㈜LG 주식을 매입하는 데 사용한 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희성전자 주식을 팔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비상장사인 희성전자 주식을 사준 사람들이 LG에서 계열 분리해 나간 허씨 일가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구씨는 지난해 8월 희성전자 보유지분 전량인 15%를 매각했고, 이 지분을 허정수 GS네오텍 사장이 10%,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5%씩 매입했으며 매매대금은 최소 852억6000여만원에서 최대 1321억5000만원 사이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계열 분리해 나간 허씨들이 경영권을 얻을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비상장사여서 환매하기도 어려운 희성전자 주식을 선뜻 매입해준 배경이 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희성전자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러한 의문은 말끔히 사라진다.
 
희성전자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이익잉여금 처분 내역을 보면 매년 기말배당금으로만 액면가의 50∼100%를 배당하고, 중간배당금으로는 최대 600%(2004년)까지 지급하는 등 배당성향이 매우 높아서 투자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구광모의 경우 희성전자 지분 15%(8만9899주, 액면가 4억4949만5000원)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사이에만 58억4343만5000원을 배당받았다. 

구광모, 액면가 4.5억여원 상당의 지분 15% 보유로

2004∼2006년 3년 사이에만 58.4억여원 배당받았다



희성전자가 원래부터 이렇게 배당을 많이 했던 것은 아니다. 2003년의 경우 액면가의 20%, 2000년부터 2002년 사이는 10%를 배당했고, 1999년에 드물게 50%를 배당했는데, 공교롭게도 구광모가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2004년부터 배당금이 껑충 뛰었다.
 
희성전자의 2004년 배당률은 중단배당 600%와 기말배당 50%를 합쳐 650%였고, 2005년에는 중간 300%, 기말 100%를 합쳐 총 400%였으며. 2006년에는 중간 200%, 기말 50%를 합쳐 250%를 기록했는데, 더 재미있는 것은 구광모가 지분을 전량 매각한 2007년에는 중간배당이 없이 기말배당만 100%였다는 점이다.
 
희성전자, 고액배당 배경은? 


희성전자가 이렇게 고액의 배당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1999년 LCD용 BLU(백라이트유닛) 사업에 진출한 이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에 BLU를 독점공급하면서 사업이 확장일로를 계속 걸어왔기 때문이다.
 
희성전자는 2001년 대구공장 신축을 시작으로, 2002년 중국법인 설립, 2003년 대구공장 증축, 2004년 노후공장 매각 및 대구2공장 부지를 확보, 2005년 폴란드법인 설립 등 LG필립스LCD가 사업을 확대할 때마다 손쉽게 동반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에 따라 2000년 684억여원에 불과했던 희성전자의 매출액은 2001년 1245억여원, 2002년 2364억여원, 2003년 4588억여원, 2004년 7004억여원, 2005년 9280억여원, 2006년 1조3009억여원, 2007년 1조1676억여원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희성전자의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희성전자(난징)과 희성전자(폴란드) 등 희성전자의 외국법인은 물론 국내계열사들의 매출도 함께 동반 성장해왔고, 희성그룹 계열사들은 자산총액보다 연매출이 2∼3배 많은 수준에 다다르게 되었다.
 
2007년 현황을 보면 6615억여원의 자산을 가진 희성전자가 자산의 3배에 달하는 1조1676억여원의 매출에 총 자산의 10%에 달하는 628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희성전자 중국법인이 3286억원 매출에 1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폴란드 법인이 1630억원 매출에 1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자산 1923억여원의 희성금속이 3760억여원 매출, 2958억여원 자산의 희성촉매가 8108억여원 매출, 809억여원 자산 희성정밀이 862억여원 매출, 482억여원 자산 희성화학이 810억여원 매출, 427억여원 자산의 희성피엠텍이 1516억여원 매출, 325억여원 자산의 희성소재 797억여원 매출을 기록했다.
※ 계열 건설회사인 삼보이앤씨와 동동이앤씨도 각각 1448억여원 자산에 2863억여원 매출과 45억여원 자산에 70억여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건설회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자산보다 매출이 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제외한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희성전자가 최근 4년 동안 매년 100% 이상의 배당을 한 것처럼 희성계열사들 대부분은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수익을 남기는 만큼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희성정밀이 2007년 100%(1만원), 2006년 250%(2만5000원)을 했으며, 희성금속과 희성촉매가 각각 2007년과 2006년에 25%씩의 배당을 연속으로 했고, 희성화학이 2006년에 50%, 희성소재가 2007년에 10%, 희성피엠텍이 2년 연속 5%의 배당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사건의내막>과의 인터뷰에서 출총제 대상에 편입될 경우 적용받는 규제가 확 늘어나기 때문에 "기준에 다다른 기업들이 팔 것은 팔고, 부채 갚을 것은 갚고 하면서 더 이상 안 크려고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출총제가 기업들에게 있어 성장을 더 이상 안 하려는 이유도 되고, 상장을 안 하려는 이유도 된다(상장을 하면 기업의 실제 가치가 반영되면서 액면 자산규모가 급격히 증가함)"고도 말했다.
 
희성의 사례를 보면 재벌그룹들로서는 성장도 상장도 하지 않을 이유가 출총제 적용에 따른 '과도한 규제'를 제외하고서라도 충분해 보인다.
 
재산증식에 이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 굳이 힘들고 위험하게 기업 규모를 늘리고 일반 투자자들과 이익을 나눠 가질 이유가 없을 뿐더러, 수익을 재투자해서 회사의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그냥 주주들끼리 나눠 갖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구광모는 지난 7월 초 <재벌닷컴>이 만 20세 이상 40대 초반 사이의 주식부호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젊은 부호' 순위(상장사 시가 및 비상장사 주식지분가치 평가기준)에서 494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2006년 9월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해 과장으로 승진한 직후인 2007년 초 유학 길에 올라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0.35%의 지분을 보유한 LG이노텍이 7월24일 상장하면서 총 보유 주식가치가 5000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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